이계진 의원님 존경합니다 잡담/기타 2008/05/09 00:20

그저께 있었던 쇠고기 청문회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연 어떠한 이야기들이 나왔나 궁금해서 한번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오전 오후 청문회를 다 보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인상깊던 장면도 많았고요.
그 인상깊던 장면 중 하나가 이계진 의원님의 발언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아침마당 MC로 더 익숙하게 느껴지는 이계진 의원님께서는 여전히 특유의
차분한 목소리와 또렷한 발음으로 설득력있는 주장을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계진 의원님께서는 국회의원을 하시며 격무에 시달리셨는지 몇 가지
실수를 하신 것이 보여서 매우 가슴이 아팠습니다. 게다가 그게 YTN 돌발영상에까지 잡혔더군요.
YTN의 돌발영상 "내가 언제?"편에서는 크게 두 가지 실수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계진 의원님께서 질의시간에 하신 말씀을 강기갑 의원님께서 오해(이계원 의원님에 따르면)
하시고 강기갑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에 대한 이계진 의원님의 해명 부분입니다.
먼저 이계진 의원님께서 원고를 보고 말씀하셨으면 좋다고 하셨으니, 발언내용을 그대로 써 봅니다.

"순진한 어린 학생들까지 이용해 괴담을 조장하고 정치적 선동거리로 접근하려는 일부 세력이나 야당의 행태는 과유불급이라고 봅니다."

정확하게 옮겼습니다. 이에 대한 강기갑 의원님의 오해(?)에 대한 이계진 의원님의 답변은

1. 순진한 어린 학생들까지 이용해 괴담을 조장하고
2. 정치적 선동거리로 접근하려는 일부 세력이나 야당의 행태는 과유불급이라고 봅니다.

라는 두 가지 분리된 문장이 원래 의미였는데, 이를 강기갑 의원님께서

"(일부 세력이나 야당) 순진한 어린 학생들까지 이용해 괴담을 조장하고 (이것을) 정치적 선동거리로 접근하려는 일부 세력이나 야당의 행태는 과유불급이라고 봅니다."

라는 문장으로 잘못 이해하셨다는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계진 의원님의 답변에는 조금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먼저 이계진 의원님의 주장대로라면 저 두 문장 중 첫번째 문장에는 구문상의 오류가 있습니다.
1번 문장에 주어가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구문상의 오류를 수정하려면

1. (X는) 순진한 어린 학생들까지 이용해 괴담을 조장하고
2. 정치적 선동거리로 접근하려는 일부 세력이나 야당의 행태는 과유불급이라고 봅니다.

라는 문장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1번 문장에 주어가 없다는 사실이 보이실 것입니다.
이런 경우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흔히 쓰는 언어습관에서는 1번에서 결손된 주어를 2번의
주어 또는 목적어를 가져다 쓰고 있습니다. 다행히 2번 문장에서 인용될 주어는 하나뿐이네요.
"정치적 선동거리로 접근하려는 일부 세력이나 야당의 행태" 입니다.
그럼 이를 넣어서 완성된 문장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1. (정치적 선동거리로 접근하려는 일부 세력이나 야당의 행태는) 순진한 어린 학생들까지 이용해 괴담을 조장하고
2. 정치적 선동거리로 접근하려는 일부 세력이나 야당의 행태는 과유불급이라고 봅니다.

…………
강기갑 의원님의 '오해'와 차이가 없다는 문장이 되었습니다. 이런, 문제군요.
이러한 의도가 아니었다고 이계진 의원님께서 해명하셨으니 주어가 저것이 아닌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X에 들어가야 할 주어가 과연 무엇일까요?
이계진 의원님께서 이를 설명해 주시지 않으셨으므로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추론이 필요합니다.
그럼 일상언어에서 흔히 주어를 생략하는 경우가 어떤 경우인지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앞뒷문장에서 유추 가능한 경우
2. 누구나 알 수 있는 주어
3. 주어가 본인을 가리킬 경우

제 짧은 지식으로는 이것밖에 떠오르지 않네요. 이제 대입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번의 경우는 위의 '오해'와 같은 의미가 되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 되니 제외합니다.
그럼 2번 아니면 3번이겠네요. 2번이라고 할 경우 자연언어의 법칙이기 때문에 연상되어야 하는데
무엇일지 생각이 나지 않네요. 이래서는 2번의 경우에 해당된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그럼 3번의 경우만 남게되네요. 이를 대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제가 순진한 어린 학생들까지 이용해 괴담을 조장하고
2. 정치적 선동거리로 접근하려는 일부 세력이나 야당의 행태는 과유불급이라고 봅니다.

이계진 의원님께서 순진한 어린 학생들까지 이용해 괴담을 조장한 것이 되는군요.
이런…… 이계진 의원님께서는 이런 말도 안되는 행위를 하셨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근묵자흑이라는 말이 있으니 걱정이 됩니다.
BBK를 설립했다는 말을 했지 "내가" BBK를 설립했다고 한 적이 없으므로 내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신 어떤 훌륭하신 분과 꽤 가깝게 지내는 사이이신 듯 하니 또 모르겠네요.
그렇지 않다고 확신하지 못하고 단지 기대할 수밖에 없는 제 자신이 슬퍼집니다 ㅠㅠ

뭐, 일단 마음 속의 가슴아픔은 일단 뒤로 하고, 이계진 의원님께서는 그럼 누가 저런
천인공노할, 민주주의에서는 감히 있어서도 안 되는 짓거리를 하셨다고 말씀하신 것일까요?
이계진 의원님께서는 자기 편리하게 말을 만들어서 하지 말라고 하셨으니
이것에 대해서는 본인께서 확실히 오류를 수정해 주셔야 할 듯하네요.
"야당"이나 "이계진 의원님 본인" 중에 하나를 집어넣어서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두번째 실수는 자세히 지적하기 민망합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예전에 있던 일을 다 기억하지 못하는데, 그럴 수도 있지요 뭐.
자신의 확실한 신념을 가지고 행동한 것이라면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부정은 하지 않으실텐데
뭐, 국회-시민사회 시국선언 같은 건 그런 신념이 필요없는 활동이신 듯 하니 이해해드려야죠.
길거리를 지나가다 휴지를 몇개 버렸나따위와 같은 사소한 일은 기억하는 게 힘들지 않습니까?

이계진 의원님, 존경합니다.

p.s. 위의 영상은 이 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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